지금까지 총 12회(1주일에 2회, 총 6주)의 심리치료를 받았다.
처음에는 심리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너무나도 처참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보면서, "이게 진짜 내가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생각하던 내가 아니었다. 되게 의기소침한데 그렇게 보이는 게 싫어서 일부러 말도 더 세게 하고 행동도 과격하게 하곤 했었다. 그래서 나는 그게 진짜 나인 줄 알고 살았는데 심리치료를 하면서 나도 몰랐던 나를 많이 발견했다. 그렇게 나에 대해 발견하다 보니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솔직히 지금 자존감이 엄청 높아졌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고 싫어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진짜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외롭고 소외감을 느꼈었다. 상대가 아무것도 안 해도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 그래서 사람들도 많이 피하고 그랬었는데 심리치료를 하면서, "내가 혼자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 이상한 망상을 하고 있었다" 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화가 나면 이성을 잃고 사람을 때린다거나 막말을 하고나서 후회하고 그랬는데 그렇게 화내는 게 나랑 맞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심리치료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나는 A라는 방법만 알고 A라는 생각만 알았는데 B라는 방법도 있고 B라는 생각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좀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이렇게 시야가 넓어지니까 불편했던 것들이 좀 편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아직 심리치료가 다 끝난 게 아니라서 아주 많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나에 대해 알고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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