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있다는 것까진 어렵지 않고 힘들지 않았는데 그 두려움이 어디서 왔는지 왜 생겨났는지를 직면하는 시간은 너무 힘들었다. 몸이 아플 정도로 힘들었다. 내가 만든 두려움이라는걸 알게 되었을때의 충격은 정말 한방 얻어맞은 기분이었으니까.

내가 만든 두려움을 외부의 원인인 것 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은 나로부터 인것을 직면하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두려움을 직시한 다음 시간. 두려움으로 쌓인 내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

상담을 하면 할수록 비어있는 내 안이 보였다. 텅 빈 것 같은 공허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또 시작되었다. 그 빈 공간을 본 순간 이걸 채울 수 있겠냐는 의심과 회의. 포기를 위한 자기합리화. 상담받는다고 뭐 달라지겠어 ??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여기 왜 왔는지를 잊어버린 생각이었다. 
회의감과 포기라는 단어가 목구멍까지 올라올때 누군가 그러지 말라고 해주길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때마침 친한 동생과의 통화가 나를 다시 용기를 내도록 해주었다. 내가 왜 상담을 받으러 왔는지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극복이라는 거창한 단어까지는 쓰고 싶지 않다.  

포기와 회의감에서 벗어났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뭐가 되었든 끝까지 가보고 끝까지 채워보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까 편해졌고 남은 상담을 통해 무엇이든 얻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강한 푸시를 받아야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제 집단상담에서 변화된 모습을 내 눈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지난 집단상담에서 무기력한 모습이었던 아이가 한달도 안되는 시간동안 변하는 모습을 확인했고,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지금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겠다고 무엇이든 채워넣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놀라운 경험을 했다. 내가 처음으로 나의 결정으로 집중하고 책임지려하고 끝까지 해보려고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경험이 주는 짜릿함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변할 수 있다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때 그 소름돋는 느낌은 .... 정말 앞으로 평생 기억하게 될 것같다.  

이런 내가 지금은 너무 자랑스럽다. 용기를 내준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고 대견스럽다. 용감하고 믿음직스러운 결정을 해준 나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 이제 다가올 시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으로 비어진 나를 채워가는 기쁨으로 기대가 된다.